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95

구수한 춘천 감자빵 (쌀가루반죽, 만든 배경, 구황작물빵) 친구가 준 선물 상자를 열었을 때 진짜 감자가 담겨 있는 줄 알았습니다. 올해 초 친구에게 받은 택배 안에 흙 묻은 것처럼 생긴 작고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들어 있었는데, 집어 들고 나서야 빵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춘천 감자빵, 사진으로 보던 것과 실제로 손에 쥐었을 때의 감각은 전혀 달랐습니다.로즈감자와 쌀가루 반죽처음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식감이었습니다. 일반 밀가루 빵의 폭신한 느낌이 아니라, 쫀득하면서도 차진 질감이 혀에 먼저 닿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겉 반죽은 쌀가루와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여기서 감자 전분이란 감자에서 추출한 녹말로, 가열하면 호화(糊化)가 일어나 특유의 쫄깃하고 투명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성분입니다. 쉽게 말해 떡이 쫄깃한 이유와 .. 2026. 6. 5.
한국인의 소울간식 찹쌀떡 (2대 장인, 반죽 노하우, 떡 트렌드) 솔직히 저는 찹쌀떡이 이렇게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동네 떡집에서 사 먹거나, 어릴 적 "찹쌀떡~메밀묵~"하고 골목을 누비던 떡장수 아저씨한테서 사 먹는 간식 정도로만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경북 풍기에서 하루 8천 개 이상 팔린다는 찹쌀떡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이 간식을 얕보고 있었는지 조금 반성하게 됐습니다.2대 장인이 지키는 떡집찹쌀떡 하나를 만드는 데 평균 4.88초가 걸린다고 합니다. 숙련된 작업자가 분당 12개 이상을 완성하는 속도인데, 그 빠른 손놀림 뒤에 얼마나 긴 준비 과정이 있는지를 알고 나면 그 4.88초가 다르게 보입니다.떡집의 사장님인 윤재영 씨는 아버지가 IMF 이후 생계를 위해 시작한 떡집을 5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몸이 아.. 2026. 6. 4.
고소하고 식감 좋은 녹두빈대떡 (손질법, 재료배합, 만드는 법) 솔직히 저는 집에서 만든 녹두전이 왜 시장 것보다 맛이 없는지 한참 몰랐습니다. 레시피대로 했는데도 뭔가 달랐거든요. 알고 보니 문제는 재료 배합과 굽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밀가루 없이 녹두만으로 만드는 빈대떡, 어디서부터 달라지는지 직접 따져봤습니다.녹두 손질법,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녹두전의 첫 단추는 불림입니다. 깐 녹두를 하루 저녁 물에 담가두어야 껍데기가 잘 분리되는데, 이 과정을 짧게 줄이면 껍질이 반죽에 섞여 식감이 거칠어집니다. 저도 처음에 몇 시간만 불렸다가 결과물이 영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불린 녹두는 조리로 일어내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여기서 '조리질'이란 납작한 체를 좌우로 흔들어 돌멩이나 이물질을 골라내는 전통적인 선별 방식입니다. 녹두에는 작은 돌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이 과.. 2026. 6. 4.
고소하고 바삭한 누룽지 (덱스트린, 효능, 퓨전간식) 밥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이 고소한 간식으로 독립한 음식, 그게 바로 누룽지입니다. 저는 어릴 때 밥을 다 퍼낸 솥에 뜨거운 물 한 바가지 붓고, 구수한 국물을 홀짝이며 그날 식사를 마무리하던 기억이 지금도 선합니다. 어떻게 보면 음식 하나로 한국인의 밥상 문화 전체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요.누룽지가 만들어지는 원리, 덱스트린의 비밀누룽지가 그냥 탄 밥이 아니라는 걸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솥 바닥에 닿은 쌀알이 열을 받아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녹말이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덱스트린(Dextrin)이 생성됩니다. 덱스트린이란 전분(녹말)이 열이나 효소에 의해 부분적으로 분해된 중간 물질로, 쉽게 말해 소화가 훨씬 잘 되는 형태의 탄수화물입니다. 그러니 누룽지의 고소한 향과 바삭한 맛은 사실 이 덱스.. 2026. 6. 3.
달콤하고 쫀득한 울릉도 호박엿 (호박엿의 기억, 울릉도 호박엿, 수능선물) 울릉도 호박엿의 원래 이름은 '후박엿'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호박엿 사려~" 소리를 들으며 자랐는데, 그 이름이 와전된 것이라니 꽤 당황스러웠거든요.어릴 때 호박엿의 기억, 엿장수저는 어릴 적 동네에서 엿장수 아저씨의 목소리를 듣는 게 일종의 신호였습니다. "호박엿 사려~"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면 집 안에서 튀어나와 구경하던 기억이 지금도 선합니다. 그때는 엿이 그냥 달고 쫄깃한 간식이었을 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장면 하나하나가 우리 전통 식문화의 한 단면이었던 것 같습니다.엿은 곡물 속의 전분(starch)을 엿기름에 들어 있는 아밀라아제(amylase)라는 효소로 당화시켜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당화(糖化.. 2026. 6. 3.
소소한 간식 천하장사 소시지 (어육 소시지 역사, 원료, 고급화 전략) 편의점 냉장 코너 앞에서 뭔가 집어들고 싶은데 딱히 당기는 게 없을 때, 저는 늘 한 손에 쥐어지는 그 친숙한 막대 모양을 찾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손에 쥐고 먹던 어육 소시지입니다. 코스트코에서 치즈가 들어간 대용량 천하장사 소시지를 발견하고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기억 하나가 불쑥 올라왔습니다.어육 소시지의 역사,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저는 초등학교 때 방학만 되면 인천 고모 댁으로 달려갔습니다. 고모가 동네 슈퍼를 운영하셨거든요. 사촌 오빠, 언니들과 하루 종일 뛰어놀다 보면 뭔가 집어 먹고 싶어졌는데, 그때마다 손이 가던 게 바로 주황빛 혹은 분홍빛 비닐에 싸인 어육 소시지였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슈퍼 한쪽 구석에 상온으로 진열된 그 소시지는 냉장 코너의 어떤 간식보다 손이 더 많이 갔습.. 2026. 6. 2.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