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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소울간식 찹쌀떡 (2대 장인, 반죽 노하우, 떡 트렌드)

by infotoyou 2026. 6. 4.

 

솔직히 저는 찹쌀떡이 이렇게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동네 떡집에서 사 먹거나, 어릴 적 "찹쌀떡~메밀묵~"

하고 골목을 누비던 떡장수 아저씨한테서 사 먹는 간식 정도로만 여겼으니까요. 그런데 경북 풍기에서 하루 8천 개 이상 팔린다는 찹쌀떡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이 간식을 얕보고 있었는지 조금 반성하게 됐습니다.

2대 장인이 지키는 떡집

찹쌀떡 하나를 만드는 데 평균 4.88초가 걸린다고 합니다. 숙련된 작업자가 분당 12개 이상을 완성하는 속도인데, 그 빠른 손놀림 뒤에 얼마나 긴 준비 과정이 있는지를 알고 나면 그 4.88초가 다르게 보입니다.

떡집의 사장님인 윤재영 씨는 아버지가 IMF 이후 생계를 위해 시작한 떡집을 5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몸이 아프시면서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지금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새벽부터 함께 떡을 만드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히 레시피를 물려받은 게 아니라 가족의 생계와 손맛을 동시에 이어받은 셈이니까요.

찹쌀떡 품질의 출발점은 찹쌀 자체입니다. 이 집은 일주일에 두 번, 20kg짜리 60포대 분량의 찹쌀을 공수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도정(搗精)인데, 도정이란 쌀의 겨층을 제거해 먹기 좋은 상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도정 후 시간이 지날수록 수분이 날아가고 쌀의 점도와 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갓 도정한 찹쌀만 고집한다고 합니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영주 지역 농민들과 계약 재배를 맺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찹쌀떡 반죽의 노하우

반죽 과정에서 제가 특히 주목한 것은 수분 함량 조절입니다. 장마철처럼 대기 습도가 높을 때는 물을 줄이고, 건조한 겨울에는 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매일 조정합니다. 여기서 수분 함량이란 쌀가루 반죽에 첨가하는 물의 비율을 뜻하며, 이 수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떡이 금방 굳거나 찰기가 사라집니다.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노하우라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이 감각을 수치화하거나 레시피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 집 찹쌀떡의 진짜 경쟁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팀 펀칭기를 이용한 호화(糊化) 과정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호화란 쌀 전분에 열과 수분이 가해져 점성이 생기고 부드럽게 익는 현상을 말합니다. 쌀가루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 바로 호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후 6분 동안 반죽을 치대는데, 약 40~50초 간격으로 기름을 넣어 반죽이 벽에 달라붙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완성된 반죽은 치즈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리면서도 쭉 늘어나야 합격입니다.

찹쌀떡 만들기의 핵심 공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세척: 갓 도정한 찹쌀을 5년 노하우로 깨끗이 씻어 쿰쿰한 냄새 제거
  • 불리기 및 소금 간: 전날 미리 불려놓고 적절한 염도 조절
  • 도정 및 제분: 두 번에 걸쳐 고운 가루로 빻는 과정
  • 스팀 호화 및 펀칭: 스팀으로 찌면서 동시에 치대는 공정
  • 냉각: 5분마다 뒤집어가며 골고루 식히는 반복 작업
  • 성형 및 포장: 기계와 수작업을 병행하여 개별 포장

떡 트렌드, 전통이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을까

우리나라 떡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떡은 고대부터 제례, 혼례, 백일, 돌잔치 등 인생의 주요 의례에 빠지지 않는 의례식(儀禮食)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의례식이란 특별한 의식이나 행사에서 차려내는 음식을 뜻하며, 떡이 단순한 간식을 넘어 우리 문화의 상징으로 기능해왔음을 보여줍니다.

저도 그 문화 속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때 명절이면 어머니가 방앗간에서 가래떡을 해와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먹거나, 식은 것은 살짝 구워 설탕을 뿌려 먹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떡은 인절미와 꿀떡인데, 인절미는 찹쌀을 치대어 만든 쫄깃함의 정수고, 꿀떡은 한 입에 쏙 들어가는 크기 안에 달콤한 설탕 시럽이 터지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저는 찹쌀떡 하나에도 장인의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아는 편입니다.

떡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습니다. "전통 간식은 젊은 세대와 멀어지고 있다"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반대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찹쌀떡 속에 팥 대신 아이스크림, 초콜릿, 녹차 크림, 생크림을 넣어 냉동 디저트로 판매하는 제품들이 늘고 있고, 떡카페나 편의점 떡 간식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변화는 "전통을 버린 것"이 아니라 "전통을 살아있게 유지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떡이 다른 간식보다 재료 확장성이 높은 이유는 떡의 기본 구조인 전분 매트릭스(Starch Matrix)에 있습니다. 전분 매트릭스란 전분 분자들이 열과 수분을 받아 그물망처럼 얽힌 구조를 형성한 것을 말하며, 이 구조 안에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콩떡, 흑임자떡, 호박떡, 쑥떡 등 전혀 다른 풍미가 완성됩니다. 그러면서도 재료들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 것이 떡이 가진 독특한 장점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떡류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선물용 프리미엄 떡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제가 작년 명절에 어른들께 호박떡을 선물로 드렸는데 정말 좋아하시는 것을 보며, 이제 떡은 먹기 위한 간식인 동시에 마음을 전하는 선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떡은 어른들 간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주변을 보면 20~30대도 떡카페에서 전통차와 떡을 즐기는 모습이 낯설지 않습니다.

풍기 찹쌀떡이 인터넷 판매만으로 연매출 약 10억 원을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좋은 재료와 정직한 공정이 결국 소비자에게 닿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저는 읽었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찹쌀떡 한 개 안에 새벽부터 시작되는 가족의 시간, 계절마다 달라지는 수분 조절, 감을 넣어 팥의 떫은맛을 잡는 비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떡 하나를 손에 들 때 그 무게감을 조금 더 느끼며 먹게 될 것 같습니다. 전통 간식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가까운 떡 명가를 직접 찾아보시거나, 전통 떡 제품을 선물로 한 번 골라보시기를 권합니다.


참고: https://youtu.be/Q1fSD-PjGo8?si=rmKkt46QqNgAAOz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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