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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아이스크림 역사 (한국 역사, 초코 꼬다리, 브라보콘 vs 월드콘)

by infotoyou 2026. 7. 22.

 

 

 

여름이 아니어도 편의점에서 콘 아이스크림을 집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입니다. 어느 쌀쌀한 가을 저녁, 월드콘 하나를 집어 들다가 문득 "예전엔 밑에 플라스틱 꼬다리가 있었는데, 언제부터 없어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것 아닌 궁금증처럼 보여도, 파고들어 보면 브라보콘과 월드콘이 50년 넘게 벌여온 치열한 경쟁의 역사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한국 콘 아이스크림의 역사 — 브라보콘에서 시작된 이야기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크림을 오래전부터 '하드'라고 부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1960년대 삼강이 출시한 국내 최초 포장 아이스케키의 상품명이 '삼강하드'였고, 그 이름이 장르 자체의 대명사로 굳어버린 겁니다. 그전에는 비위생적인 노점 아이스케키가 대부분이었으니, 삼강하드가 등장했을 때의 신선함은 꽤 컸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한국 아이스크림의 진짜 출발점은 1970년 해태가 선보인 브라보콘입니다. 해태는 원래 제과 회사였는데, 당시로선 첨단 기술이었던 소프트 아이스크림 제조 설비를 도입해 크리미한 질감의 콘 아이스크림을 처음으로 만들어냈습니다. "12시에 만나요 브라보콘~"이라는 CM송은 지금도 귀에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브라보콘이 출시된 직후에는 그 인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심지어 1972년 판문점 회담에서 남측이 브라보콘을 북측 대표단에게 내밀며 체제 경쟁의 상징으로 활용했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그 시대의 자부심이 담겨 있던 셈입니다. 이후 해태는 누가바, 바밤바 같은 혁신 제품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1970년대 내내 아이스크림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습니다.

  • 1960년대: 삼강하드 등장 — 국내 최초 위생 포장 아이스케키
  • 1970년: 해태 브라보콘 출시 — 한국 콘 아이스크림의 원조
  • 1975년: 삼강 쭈쭈바 출시 — 펜슬형 빙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 1977년: 롯데가 삼강 인수 — 아이스크림 시장 본격 진입
  • 1980년대: 롯데 월드콘·죠스바·돼지바 연속 히트
요약: 브라보콘은 1970년 해태가 첨단 설비로 만든 한국 최초의 콘 아이스크림으로, 이후 50년 넘게 이어질 콘 아이스크림 경쟁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초코 꼬다리의 비밀 — 실수가 만든 신의 한 수

콘 아이스크림을 먹다 보면 끝까지 먹었을 때 뾰족한 콘 안쪽에 초콜릿이 굳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이 부분을 가장 좋아했는데, 알고 보면 이건 처음부터 의도된 설계가 아니었습니다.

콘 아이스크림을 제조할 때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가 수분 차단(moisture barrier) 처리입니다. 여기서 수분 차단 처리란, 아이스크림의 수분이 콘 과자로 스며들지 않도록 내부에 얇은 막을 형성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과자가 눅눅해져서 콘 아이스크림 특유의 바삭한 식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해태는 콘 안쪽에 식용 초콜릿을 얇게 코팅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는데, 기술이 부족하던 초기에는 초콜릿이 콘 끝 뾰족한 부분에 자꾸 고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초코 꼬다리'가 소비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끝까지 맛있게 먹게 하는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겁니다. 제가 직접 먹어봐도 이 끝부분의 진한 초콜릿 덩어리는 마지막 한 입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1986년 출시된 롯데 월드콘은 이와는 다른 차원의 고민이 있었습니다. 유통 중에 콘 하단 뾰족한 부분이 자꾸 부러지는 문제가 생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보호 캡, 이른바 '플라스틱 꼬다리'를 부착하게 됩니다. 이지 필(Easy Peel) 방식의 외포장과 함께 이 플라스틱 캡은 한동안 월드콘의 시각적 상징이었습니다. 여기서 이지 필이란 포장지를 쉽고 깔끔하게 벗길 수 있도록 설계된 포장 방식으로, 예전처럼 아이스크림이 손에 묻거나 포장이 달라붙는 불편함을 없애준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 플라스틱 꼬다리가 어느 순간 사라졌습니다. 유통 및 냉동 물류 기술이 발전하면서 콘이 부러지는 문제가 크게 줄었고, 거기에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사회적 인식이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입니다. 이유를 알고 나니, 없어진 게 오히려 합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약: 초코 꼬다리는 제조 공정상 실수에서 탄생한 의외의 발명이고, 플라스틱 꼬다리는 기술적 한계의 산물이었다가 물류 기술 발전과 환경 인식 변화로 사라졌습니다.

 

브라보콘 vs 월드콘 — 왕좌가 바뀐 순간

1980년대는 롯데 아이스크림의 전성기였습니다. 롯데는 1977년 경영난에 빠진 삼강을 인수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죠스바, 돼지바, 스크류바, 빠삐코, 빵빠레를 거의 매년 히트시켰습니다. 이 중 돼지바는 국내 최초의 크런치 아이스크림으로 주목받았는데, 크런치 아이스크림이란 초콜릿 코팅 안에 쌀이나 곡류 튀김을 섞어 씹는 식감을 강조한 제품을 말합니다. 일본의 블랙몽블랑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고, 딸기잼을 추가한 '색색 돼지바'가 나오면서 오리지널을 압도하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롯데가 해태 브라보콘이 장악하던 콘 아이스크림 시장을 직접 겨냥한 건 1986년 월드콘 출시부터였습니다. 월드콘의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브라보콘보다 아이스크림 용량을 20ml 더 많이 넣고, 상단에 초콜릿과 땅콩 토핑을 올려 시각적으로도 풍성하게 보이게 한 것입니다.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라는 이름에 담긴 기세도 한몫했습니다. 제 경험상 월드콘을 처음 먹었을 때 "이게 좀 더 푸짐하다"는 느낌이 분명히 있었는데, 그게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실제 설계 의도였던 겁니다.

출시 2년 만에 월드콘은 브라보콘 판매량을 넘어섰고, 1996년에는 전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롯데가 해태의 왕좌를 빼앗았습니다. 해태도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1983년에는 폴라포를 출시해 기존 펜슬형 빙과의 단점을 보완하며 반격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롯데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1990년대 들어 아이스크림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후 빙그레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이 경쟁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금은 빙그레가 해태를 흡수합병(출처: 전자공시시스템 DART)하면서 브라보콘과 슈퍼콘 모두 빙그레 라인업으로 들어왔습니다. 브라보콘을 만들던 회사가 롯데와 빙그레로 나뉘어 싸우는 구도가 된 셈인데, 콘 아이스크림 시장만큼은 지금도 단 하나의 강자가 영원히 군림한 적이 없습니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류 시장은 꾸준히 경쟁이 재편되고 있으며, 단일 제품의 점유율 변동이 매우 빈번하게 나타납니다(출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

요약: 월드콘은 1986년 용량과 토핑으로 차별화해 출시 2년 만에 브라보콘을 추월했고, 1996년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콘 아이스크림 왕좌의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콘 아이스크림 밑에 플라스틱 꼬다리가 사라진 이유가 뭔가요?

A. 원래 콘 하단 뾰족한 부분이 운송 중 부러지는 것을 막으려고 도입된 것이었습니다. 냉동 물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파손 문제가 크게 줄었고,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환경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기술 발전과 환경 의식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Q. 콘 아이스크림 끝부분 초콜릿은 왜 들어있는 건가요?

A. 처음에는 콘 안쪽에 수분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초콜릿을 코팅하다가, 기술적 한계로 초콜릿이 뾰족한 끝 부분에 자꾸 고이면서 생긴 구조입니다. 계획된 설계가 아니라 우연히 탄생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콘 아이스크림을 끝까지 맛있게 먹게 해주는 시그니처가 되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마지막 한 입 때문에 콘 아이스크림을 더 끝까지 정성껏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브라보콘이랑 월드콘, 어느 게 먼저 나온 건가요?

A. 브라보콘이 1970년 해태가 먼저 출시한 원조입니다. 월드콘은 그보다 16년 뒤인 1986년 롯데에서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내놓은 제품입니다. 후발 주자였던 월드콘이 출시 2년 만에 브라보콘 판매량을 넘어섰고, 1996년에는 시장 1위까지 차지했습니다.

 

Q. 콘 과자가 눅눅해지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A. 콘 내부에 식용 초콜릿을 얇게 코팅하는 수분 차단 처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초콜릿 막이 아이스크림의 수분이 과자로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바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을 때도 다 먹을 때까지 콘이 눅눅해지는 느낌이 없었는데, 이 코팅 기술 덕분이었던 겁니다.

 

결론

브라보콘의 초코 꼬다리도, 월드콘의 플라스틱 꼬다리도 모두 처음에는 기술적 한계나 문제를 해결하려던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흔적들이 반세기가 넘는 아이스크림 경쟁사의 일부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제게는 꽤 인상적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콘 아이스크림 하나에 이만큼의 이야기가 쌓여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콘 아이스크림 시장은 구관이 명관인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제품이 계속 나와도 브라보콘, 월드콘, 구구콘처럼 수십 년 된 제품들이 여전히 편의점 냉동고 한 칸을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슈퍼콘처럼 새로운 콘 아이스크림이 나와 시장을 흔드는 일도 분명히 일어납니다. 다음에 콘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 때, 그 뾰족한 끝을 한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은 초콜릿 덩어리 하나에 생각보다 긴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EY5NT9KaEc?si=x_HBvKWbYFAzZs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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