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하면 떠오르는 게 뭔지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밤바다나 해산물을 먼저 꺼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직접 여수를 다녀온 뒤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순신광장 근처에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걸 보고 따라 들어간 곳에서, 찹쌀떡 하나가 여행의 기억을 통째로 가져가 버렸습니다. 1968년부터 시작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여수 딸기모찌 이야기입니다.
3대가 이어온 손맛, 그 배경이 뭔지 알고 나서 놀랐습니다
줄을 서면서 그냥 유명한 관광지 간식이겠거니 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1968년 창업자가 일본 오사카에서 찹쌀떡 제조 기술을 전수받은 것이 시작이었고, 어머니 세대를 거쳐 지금의 손자, 즉 서녹씨가 3대째 그 방식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제조 방식 자체입니다. 일본의 규히(求肥) 스타일, 그러니까 찹쌀가루에 물과 설탕을 배합해 가열하며 늘리는 기법과 한국 전통의 찹쌀떡 제조 방식은 쌀가루를 찌고 치대는 과정이 다릅니다. 규히는 부드럽고 늘어나는 식감이 특징인 반면, 한국식은 쌀가루를 직접 쪄서 손으로 치대기 때문에 탄력과 쫄깃함이 훨씬 강합니다. 서녹씨의 방식은 이 전통 한국식 제조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 인상적인 건 작업 방식이었습니다. 작업 시 장갑을 착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반죽의 정확한 질감과 온도를 손으로 직접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계가 아니라 손끝의 감각으로 떡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15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며 작업하는 것도 핵심 기술 중 하나라고 전해집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 1968년 일본 오사카에서 기술 전수 → 3대째 수제 방식 유지
- 한국 전통 방식: 찹쌀가루를 찌고 직접 치대어 탄력 극대화
- 작업 온도 15도 이상 유지, 장갑 없이 손 감각으로 질감 확인
- 찹쌀(糯米)만 사용 — 멥쌀 대비 아밀로펙틴 함량이 높아 찰기가 훨씬 강함
찹쌀은 멥쌀과 달리 아밀로펙틴(Amylopectin) 함량이 거의 100%에 가깝습니다. 아밀로펙틴이란 전분을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가열 후 식어도 굳지 않고 찰기가 오래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찹쌀로만 만든 이 떡은 시간이 지나도 질감이 무너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기본 원리를 알고 나니, 왜 수십 년이 지나도 같은 재료를 고집하는지 납득이 됐습니다. (출처: 농촌진흥청)
30분 줄을 서고 나서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제가 방문했을 때는 평일이었는데도 대기 시간이 30분 정도 됐습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훨씬 더 기다려야 한다는 걸 감안하면, 여유 있게 일정을 잡는 편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포장 상자를 보니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포장 디자인이 선물용으로 꽤 잘 만들어져 있어서, 저도 모르게 먹을 것보다 선물용을 더 담게 됐습니다.
딸기 모찌를 반으로 갈랐을 때의 단면이 SNS에서 유독 많이 보이는 이유를 직접 겪어보니 알겠더군요. 새빨간 생딸기가 팥앙금 또는 백앙금(白餡) 한가운데에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백앙금이란 팥이 아닌 흰 강낭콩이나 흰 팥을 삶아 으깬 것으로, 팥앙금보다 단맛이 가볍고 딸기의 산미를 덜 방해합니다. 실제로 먹어보니 백앙금 쪽이 딸기의 새콤함이 더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겉의 찹쌀 반죽은 껌처럼 찰진 식감이 나는데, 이건 바닥에 뿌리는 찹쌀가루 덕분이기도 합니다. 찹쌀가루를 바닥에 뿌려 성형하면 반죽끼리 달라붙지 않으면서도 겉면의 찰기가 유지되고, 모양이 무너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설탕이 방부제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도 이 떡의 특징입니다. 별도의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보존성을 유지하는 전통 방식이라, 재료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습니다.
앙금이 들어가는 디저트는 아메리카노와 같이 먹는 걸 제가 강하게 권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딸기모찌의 단맛과 팥의 구수함을 커피의 쓴맛이 깔끔하게 눌러줘서, 두 번째 한 입이 첫 번째보다 더 맛있어집니다. (출처: 식품안전나라)
보관법 하나 알아두면 집에서도 그 맛이 삽니다
여수까지 가서 딸기모찌를 샀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흐물흐물해진다면 아쉬운 일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은 미리 알고 가는 게 맞습니다. 딸기 모찌는 그대로 바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키위나 귤 등 다른 과일 모찌는 냉동 보관을 권장합니다. 과일마다 수분 함량과 산도가 달라서 보관 방식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냉동 보관한 모찌는 꺼내서 반쯤 해동한 뒤 먹으면 아이스크림처럼 차갑고 단단한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완전히 해동하면 다시 찰진 본래 식감으로 돌아옵니다. 이 두 가지 식감을 모두 경험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보냉백 관리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서비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이 집에 가져갈 때까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챙겨주는 배려입니다. 요즘은 온라인 주문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여수까지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간식으로 먹거나 지인에게 선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직접 현장에서 갓 만든 것을 먹는 경험과 온라인 주문을 병행하는 방식이 이 모찌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으로 보입니다.
완성된 떡을 적절히 식히는 과정도 제조의 일부입니다. 충분히 식힌 찹쌀 반죽은 내부에 공기층이 생기면서 쫀득하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쫄깃함 대신 무겁고 조밀한 질감이 남는다고 하는데, 이게 수제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여수 딸기모찌 본점은 어디에 있나요?
A. 본점은 여수 이순신광장 인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광장 주변을 걷다 보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평일 낮에도 30분 정도 대기했으니, 주말에는 시간 여유를 넉넉히 잡는 게 낫습니다.
Q. 딸기 모찌 말고 다른 맛도 있나요?
A. 네, 키위나 귤 등 다른 과일을 활용한 모찌도 판매합니다. 다만 딸기 모찌와 달리 이 과일 모찌들은 맛 유지를 위해 냉동 보관이 권장됩니다. 직접 겪어보니 제철 과일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 방문 전에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습니다.
Q.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나요?
A. 현재 온라인 주문도 가능합니다. 여수까지 직접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온라인으로 주문해 집에서 간식으로 즐기거나 선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갓 만든 현장의 식감과 분위기는 직접 방문해야만 느낄 수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현장 방문을 제가 더 권합니다.
Q.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나요? 유통기한은 어떻게 되나요?
A. 별도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설탕이 그 역할을 대신합니다. 전통 찹쌀떡 제조 방식에서는 설탕의 삼투압 효과가 보존성을 높여줍니다. 방부제가 없는 만큼 구매 후 가급적 당일 또는 이틀 안에 드시고, 냉동 보관 시에는 며칠 더 유지가 가능합니다.
결론
여수 딸기모찌는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스턴트 간식과는 결이 다릅니다. 1968년부터 이어온 수제 제조 방식, 찹쌀의 아밀로펙틴 특성을 최대한 살린 반죽, 그리고 사람의 손 감각으로만 잡아내는 질감 — 이 세 가지가 맞물려야 완성되는 떡입니다. 제 경험상, 한 번 먹어보면 왜 사람들이 30분씩 줄을 서는지 납득하게 됩니다.
여수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순신광장 근처에서 줄이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서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손에 들고 기다리다가, 반으로 갈라진 단면 사진 한 장 남기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한 입 — 이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여수 딸기모찌 경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