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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간식 약과 (역사, 식감, 할매니얼 트렌드)

by infotoyou 2026. 5. 25.

 

조선시대에 약과를 몰래 만들다 걸리면 곤장 60대를 맞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그 약과가요. 저는 어릴 때 할머니 댁에서 약과를 달고 살았는데, 이게 이렇게 무거운 역사를 품고 있는 간식인 줄은 한참 후에야 알았습니다.

곤장까지 맞아가며 먹던 과자, 약과의 역사

약과라는 이름 자체가 "약이 되는 과자"라는 뜻입니다. 이름이 그냥 붙은 게 아니었습니다. 설탕이 없던 시절, 밀가루에 꿀과 참기름을 넣어 만들었는데, 이 재료들이 당시에는 전부 귀한 약재 취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고려시대에는 살생을 금지하는 불교 문화 속에서 고기 대신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왕실과 귀족들이 즐기는 최고급 식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귀족들이 약과를 워낙 많이 만들어 먹다 보니 곡물과 꿀, 기름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물가가 치솟기 시작한 겁니다. 이에 고려 숙종 시기에는 약과 금지령이 내려졌고,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혼례나 제사 외에 민간에서 약과를 만들면 태형(笞刑), 즉 곤장 60대에 처한다는 법 조항까지 생겼습니다. 태형이란 죄인의 볼기를 회초리나 몽둥이로 치는 형벌로,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과자 하나 때문에 형사 처벌을 받은 셈입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고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명절마다 꺼내주시던 그 과자가 한때 '원조 플렉스', 즉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사치품의 상징이었다는 사실이요. 지금은 마트 과자 코너에 몇천 원짜리로 쌓여 있지만, 그 안에 이런 역사가 있다고 생각하니 한 입 베어 무는 맛이 조금 달라집니다.

약과의 역사를 살펴보면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사회경제적 지표가 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한국 전통 식문화 연구에 따르면, 약과는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계층과 의례를 구분하는 사회적 코드로 기능했습니다(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약과 특유의 식감,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약과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바삭하다가 금세 꾸덕하게 바뀌는 특유의 식감이 있습니다. 이게 왜 그런 건지 궁금하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그냥 "맛있다"고만 먹다가 직접 만들어보면서 이 식감의 비밀을 알게 됐습니다.

약과는 밀가루에 참기름을 넣고 섞은 뒤 소주와 꿀로 반죽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유과형(油菓型) 제조 방식입니다. 유과형이란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 내는 한과 제조 방식을 말하며, 이 과정에서 반죽 내부에 층층이 결이 형성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약과는 낮은 온도의 기름에 한 번, 그리고 좀 더 높은 온도의 기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튀겨야 결이 제대로 부풀어 오른다고 합니다. 저는 이걸 집에서 한 번 시도해봤는데, 온도 조절을 잘못하면 겉만 익고 속은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실패를 맛봤습니다. 보기보다 세밀한 공정이 들어가는 간식입니다.

잘 튀긴 약과는 이후 조청(造淸) 시럽에 한동안 담가둡니다. 조청이란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전통 엿기름 시럽으로, 설탕보다 단맛이 은은하고 깊이가 있습니다. 이 조청 시럽이 결 사이사이로 스며들면서 속까지 촉촉하고 달콤한 약과가 완성됩니다. 겉의 바삭함과 속의 꾸덕함이 공존하는 이유가 바로 이 구조 때문입니다.

약과를 먹을 때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식은 아메리카노나 달지 않은 녹차와 함께 먹는 겁니다. 약과 자체가 상당히 달기 때문에, 쓴맛이 있는 음료와 함께하면 단맛이 적당히 중화되면서 더 오래 즐길 수 있습니다. 약과의 주요 성분과 칼로리를 보면 소량씩 즐기는 것이 좋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약과 한 개(약 30g 기준)의 주요 영양 정보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칼로리: 약 130~150kcal (튀김 과정에서 기름 흡수량이 높음)
  • 주요 재료: 밀가루, 참기름, 꿀 또는 조청, 소주
  • 주의 사항: 당 함량이 높아 당뇨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들은 섭취량 조절 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공식품 영양 정보 기준에 따르면, 한과류는 지방과 당류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하므로 적정량을 즐기는 것이 권장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할매니얼 트렌드의 중심에 약과가 있는 이유

약과가 2030 세대 사이에서 다시 뜨고 있다는 건 이미 아시죠? 그런데 단순히 "옛날 것이 유행"으로 넘기기엔 이 흐름이 꽤 흥미롭습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할매니얼'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할매니얼이란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즐기는 밀레니얼 및 MZ 세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로, 쑥, 흑임자, 약과처럼 전통적이고 구수한 맛을 세련된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즐기는 문화를 말합니다. 이 흐름 안에서 약과는 단연 대표 주자로 꼽힙니다. 인기 있는 약과 가게 앞에는 오픈런이 생겼고, '약켓팅'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약켓팅이란 인기 공연 티켓을 구하기 어렵다는 뜻의 '티켓팅'에서 따온 말로, 약과를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저도 이 현상이 일시적인 유행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명 카페들이 앞다퉈 약과 라떼, 약과 크림빵 등을 내놓고, 젊은 층이 약과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새로운 조합을 SNS에 공유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단순한 복고 감성이 아니라,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소비하는 하나의 식문화 코드로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 할머니 덕분에 약과를 자연스럽게 접했지만, 당시에는 솔직히 "어른들 간식"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게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는 힙한 간식이 됐다는 게,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약과는 선물하기에도 좋은 간식입니다. 포장도 예쁘게 나오고 있고,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연령대 불문하고 반응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명절에 약과 한 상자를 들고 가면 반응이 항상 나쁘지 않았습니다.

약과 열풍은 단순히 "옛날 과자 유행"이 아니라, 우리 전통 식문화가 새로운 세대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곤장을 맞을 각오를 해야 했던 음식이 지금은 SNS 핫플의 아이콘이 됐으니, 약과만큼 극적인 반전을 가진 간식도 드물 것 같습니다.

명절이 다가오거나 선물을 고민 중이라면, 한 번쯤 약과를 골라보시는 건 어떨까요.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면 두 번 튀기는 공정과 조청 시럽에 충분히 담그는 과정을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 그 수고로움이 약과 특유의 식감으로 돌아옵니다.


참고: https://youtu.be/jLG3HFZTmWA?si=fj40E9lUc2y_L3w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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