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메로나가 해외에서 이렇게까지 팔리고 있다는 걸 최근에야 제대로 알았습니다. 여름마다 마트에서 몇 개씩 집어 냉동실에 쟁여두는 아이스크림이 지구 반대편에서 프리미엄 디저트로 팔리고 있다니, 처음엔 그냥 웃어넘겼는데 찾아보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그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참외에서 탄생한 메로나, 그 쫀득함의 비밀
1992년에 처음 출시된 메로나는 사실 꽤 특이한 배경에서 탄생했습니다. 당시 멜론은 서민이 쉽게 사 먹기 힘든 고급 과일이었고, 빙그레 개발진은 그 맛을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꽤 흥미로웠던 게, 결국 비슷한 향을 가진 참외를 활용해서 지금의 메론 맛을 만들어냈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인이 느끼는 '멜론다움'을 참외로 잡아낸 셈이죠.
메로나의 가장 큰 특징은 유지방 유화 기술을 극대화한 식감입니다. 유화 기술이란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는 성분을 균일하게 결합시키는 공정을 말합니다. 일반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대부분 씹으면 아작거리는 얼음 알갱이 질감이 강한데, 메로나는 이 유화 기술 덕분에 한입 베어물었을 때 쫀득하고 부드럽게 감기는 독특한 식감이 살아 있습니다. 유지방의 부드러움과 과일의 청량감을 동시에 살린 것이죠.
제가 직접 먹어보면서 느낀 건, 더울 때는 시원하게 수분을 채워주는 느낌이고 겨울에는 진한 디저트처럼 느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계절을 타지 않는 아이스크림이라는 하나의 대명사가 된 느낌입니다.
미국에서 유럽까지 메로나의 경쟁력
솔직히 이 부분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유럽은 유제품 수입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빙그레가 이 벽을 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식물성 메로나 개발이었습니다.
식물성 아이스크림이란 우유, 버터 등 동물성 유제품 대신 코코넛 오일, 귀리유 등 식물성 원료로 유지방을 대체한 제품을 말합니다. 기존 메로나에서 우유 성분을 빼고 식물성 원료로 재구성한 이 제품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대표 유통채널인 까르푸에 멜론, 망고, 코코넛 세 가지 맛으로 입점했습니다. 까르푸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대형 마트 체인으로 유럽 전역에 수천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 공룡입니다. 단순히 프랑스에 그친 게 아니라 네덜란드, 독일, 영국, 폴란드까지 유통망을 넓히며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2021년 7,240만 달러에서 꾸준히 올라 지난해 1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이 성장세의 핵심 이유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통한 해외 시장 확장입니다. 유제품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규제가 많은 지역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제품군을 개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빙그레 외에도 롯데웰푸드가 비건 아이스크림 브랜드 '조이'를 베트남과 호주에 선보이며 유럽 진출을 계획 중인 것을 보면, 식물성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K-아이스크림의 핵심 전략이 된 것 같습니다.
유럽 진출이 화제가 되기 훨씬 전부터, 메로나는 북미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빙그레는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게 코스트코와 월마트 입점이었습니다. 이 두 유통업체는 미국에서 벤더사에 매우 까다로운 품질·물량 기준을 요구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기준을 통과했다는 건 단순히 '맛있는 아이스크림' 이상의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현지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2019년에는 메로나에 모찌를 결합한 메로나 모찌를 출시했습니다. 모찌란 일본식 찹쌀 떡으로, 미국에서는 아이스크림을 감싼 형태인 모찌 아이스크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 카테고리입니다. 메로나의 쫀득한 식감과 모찌의 탄력 있는 식감을 결합한 것은, 현지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은 제품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에는 파나마로 수출을 시작하며 붕어싸만코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해당 연도에 한국 아이스크림 파나마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한 수치입니다(출처: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남미, 특히 브라질에서 메로나가 프리미엄 디저트로 대접받고 있다는 점도 제가 직접 찾아봤을 때 꽤 놀라운 부분이었습니다.
메로나 칼로리와 성분, 먹어도 괜찮을까
맛있게 먹는 메로나이지만 이왕 먹는 거 영양성분도 함께 알고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메로나 한 개의 열량은 약 120kcal입니다. 일반 밥 한 공기가 약 300kcal인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지 않은 편입니다. 다만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을 만들기 위해 포화지방산이 일정 수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화지방산이란 주로 동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지방의 한 종류로, 과다 섭취 시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성분입니다.
메로나의 해외 수출 버전에는 당연히 식물성 원료가 들어가지만, 국내 판매 제품은 여전히 유제품 기반입니다. 저는 이 점에서 국내외 버전의 식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직접 비교해본 경험이 없어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디저트로 즐길 때 참고하면 좋은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 한 개(120kcal) 기준으로는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 당류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은 늦은 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다이어트 중이라면 식후 바로 먹기보다 간식 타임에 한 개로 조절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포화지방산 섭취가 신경 쓰인다면 식물성 버전이 출시될 경우 선택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를 살펴봤을 때 메로나는 맛있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아이스크림 중 하나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메로나가 이렇게까지 오래 사랑받고 해외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결국 식감 하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마다 입맛이 다르고 규제도 다르지만, 입에 넣었을 때의 그 쫀득한 첫 느낌은 설명이 필요 없으니까요. 올여름에도 저는 아마 냉동실에 몇 개를 쌓아두겠지만, 이제는 그냥 먹는 게 아니라 꽤 긴 여정을 담은 아이스크림을 먹는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올 여름 메로나를 드신다면 이런 메로나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드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